본문 바로가기
의학 지식

간경화의 마지막 치료법, 간이식에 대한 모든 것

by Avenue 2025. 9. 11.

 

간경화(간경변증)는 만성적인 간 질환의 종착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간이 딱딱하게 굳어 기능을 상실해가는 이 상태는 많은 환자와 가족들에게 큰 두려움을 줍니다. 하지만 간 기능이 완전히 상실되기 전, 우리에게는 '간이식'이라는 마지막이자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 남아있습니다. 오늘 이 글에서는 간경화가 어떻게 간이식으로 이어지는지, 그 과정과 조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간경화(간경변증), 돌이킬 수 없는 간의 흉터

간경화는 만성 B형/C형 간염, 알코올성 간질환, 지방간염 등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정상적인 간세포가 파괴되고 그 자리를 딱딱한 흉터 조직(섬유 조직)이 대체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한번 흉터로 변한 조직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기 어렵습니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대상성 간경화' 상태를 유지하지만, 병이 진행되어 간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면 복수, 황달, 간성뇌증 등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하는 '비대상성 간경화'로 악화됩니다.

간경화가 간이식으로 이어지는 경우

모든 간경화 환자가 간이식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약물 치료나 생활 습관 개선으로 합병증을 조절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이 간 기능이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러 생명을 위협하게 되면 간이식이 유일한 치료법으로 고려됩니다.

  • 조절되지 않는 합병증: 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복수, 정맥류 출혈, 간성뇌증(혼수) 등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
  • 간 기능의 심각한 저하: 황달 수치가 매우 높거나 혈액 응고 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경우.
  • 간세포암 발생: 간경화 환자에게 발생한 간암이 특정 기준(밀란 기준 등)을 만족하여, 암의 완전한 제거와 간 기능 회복을 동시에 목표로 할 때 간이식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간이식의 종류: 뇌사자 vs 생체 부분 간이식

간이식은 크게 뇌사자 기증과 살아있는 사람의 기증으로 나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뇌사 기증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생체 부분 간이식의 비율이 매우 높습니다.

구분 뇌사자 간이식 생체 부분 간이식
공여자 사고나 질병으로 뇌사 판정을 받은 기증자 주로 환자의 가족, 친지 등 건강한 성인
장점 간 전체를 이식받아 기능 회복이 우수함. 공여자에게 수술 위험이 없음. 기증자만 있다면 대기 시간을 줄이고 최적의 시기에 수술 가능.
단점 언제 기증자가 나타날지 몰라 무한정 대기해야 함. 대기 중 상태가 악화될 수 있음. 건강한 공여자도 간 절제라는 큰 수술을 받아야 함. 수혜자는 간의 일부만 받음.
수술 결정 MELD 점수 등 응급도에 따라 순서 배정 공여자와 수혜자의 의학적/윤리적 조건 충족 시 계획된 수술 진행

간이식 성공을 위한 조건: MELD 점수란?

뇌사자 간이식을 기다릴 때, 누구에게 먼저 기회가 주어질까요? 이 순서는 MELD(Model for End-stage Liver Disease) 점수라는 객관적인 지표로 결정됩니다. MELD 점수는 환자의 혈액검사 수치(빌리루빈, 크레아티닌, INR)를 바탕으로 계산되며, 점수가 높을수록 3개월 내 사망률이 높다는 것, 즉 환자의 상태가 더 위중하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MELD 점수가 높은 환자일수록 뇌사자 간이식 배정 순위에서 앞서게 됩니다. 이는 가장 위급한 환자에게 먼저 기회를 주기 위한 합리적인 시스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Q1. 간경화 진단을 받으면 무조건 간이식을 준비해야 하나요?

A. 아닙니다. '대상성 간경화' 단계에서는 원인 질환 치료와 합병증 예방을 통해 관리하며, 간이식 없이도 살아갈 수 있습니다. 간이식은 간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된 '비대상성 간경화' 환자에게 고려되는 최종적인 치료 방법입니다.

Q2. 생체 간이식 공여자의 조건은 무엇인가요?

A. 일반적으로 만 18세 이상 60세 미만의 건강한 성인으로, 혈액형이 적합하고 간 기능이 정상이어야 합니다. 또한, 지방간이 없어야 하며 간의 크기가 수혜자에게 충분한 양을 떼어주고도 본인의 안전이 확보될 만큼 커야 합니다. 자발적인 기증 의사는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입니다.

Q3. 알코올성 간경화 환자도 간이식을 받을 수 있나요?

A. 네,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새로운 간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수술 전 최소 6개월 이상의 금주 기간을 증명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는 환자의 수술 후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해 매우 중요한 조건입니다.

Q4. 간이식 수술 후에는 완전히 건강해지나요?

A. 간이식은 삶의 질을 극적으로 향상시키는 훌륭한 치료법이지만, '완치'와는 개념이 다릅니다. 수술 후에는 거부반응을 막기 위해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며, 감염 및 대사 질환 관리에 꾸준히 신경 써야 합니다. 새로운 삶을 얻는 만큼, 철저한 자기 관리가 뒤따라야 합니다.

Q5. 간이식 대기 시간은 보통 얼마나 걸리나요?

A. 뇌사자 간이식의 경우, 혈액형, MELD 점수 등에 따라 대기 시간은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매우 다양하며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위중한 환자들은 생체 부분 간이식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게 됩니다.

참고 자료 (References):

  •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KONOS) 장기이식 통계
  • 대한간학회 (The Kore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the Liver) 간경변증 진료 가이드라인